🤖 AI가 쓰고 지운 코스피 4000
인공지능 진화가 한국 증시에 던진 질문
2025년 10월 28일
① AI 1.0 시대(2023-2024): "더 큰 모델" 경쟁 → HBM 수요 폭발 → SK하이닉스 대박
② AI 2.0 시대(2024 후반~): "효율성" 혁명 → 메모리 최적화 → 삼성전자 실적 급락
③ 코스피 4000의 아이러니: 주가 90% ↑, 실적 86% ↓ → 기대감과 현실의 간극
📰 프롤로그: Financial Times가 놓친 이야기
2025년 10월 28일, Financial Times(FT)는 한국 코스피가 올해 66% 이상 상승하여 세계 최고 성과를 기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S&P 500을 무려 49%p 차이로 앞섰죠.
"한국 코스피는 올해 66% 이상 상승하여 세계 최고 성과 기록.
S&P 500을 49%p 차이로 앞서 - 20년 만에 최대 격차."
- 과거 3년간 장부가치(PBR) 1 미만으로 거래되던 시장의 극적 반전
하지만 AI를 오랫동안 관찰해온 사람의 눈에는 조금 다른 풍경이 보입니다. 코스피 4000 이면에는 AI의 진화, 그리고 그 진화가 만들어낸 기대와 현실의 괴리가 숨어있습니다.
FT는 코스피 상승,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급등, 외국인 투자 증가 등을 정확히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 삼성전자 실적 급락 vs 주가 급등의 괴리
⚠️ AI 효율화 트렌드로 인한 메모리 수요 변화
FT는 시장의 "Re-rating" 스토리에 집중했지만, 실제 펀더멘털 악화는 충분히 다루지 않았습니다. 이 글은 그 이면을 파헤칩니다.
📈 1부: AI 1.0 시대 - "더 크게, 더 많이" (2023-2024)
거대 모델의 시대
GPT-4(2023년 3월), Claude 3(2024년 3월), Gemini Ultra... AI 업계는 "누가 더 큰 모델을 만드는가"의 경쟁이었습니다.
더 큰 모델 = 더 많은 파라미터 = 더 많은 GPU = 더 많은 HBM 메모리
→ 결과: HBM 수요 폭발
SK하이닉스의 전성기
이 시기, 가장 웃은 기업은 단연 SK하이닉스였습니다.
| 분기 | 매출(조원) | 영업이익(조원) | 영업이익률 |
|---|---|---|---|
| 2025년 1분기 | 17.6 | 7.4 | 42.2% |
| 2025년 2분기 | 22.2 | 9.2 | 41.4% |
출처: SK하이닉스 공식 실적 발표 (2025 Q1, Q2)
영업이익률 42%. 이것은 제조업으로서는 경이로운 수치입니다. NVIDIA, Microsoft, Google... AI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에 천문학적 투자를 하면서 SK하이닉스의 HBM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습니다.
• 삼성전자: 90% 이상 상승
• SK하이닉스: 3배 상승 (200%+)
두 기업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30%를 차지하며,
코스피 전체 상승분의 약 80%를 견인
🔄 2부: AI 2.0 시대의 도래 - "더 효율적으로" (2024 후반~)
패러다임의 전환
그런데 2024년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합니다. AI 업계에서 새로운 화두가 등장한 거죠: "효율성(Efficiency)"
• Google Gemini Flash: Gemini Pro 대비 1/20 비용으로 비슷한 성능
• Anthropic Claude Haiku: 초저비용 고속 추론
• MiniMax M2: GPT-4o 수준 성능을 1/10 비용으로 달성
• Meta Llama 3.2: 온디바이스 AI 최적화
공통점: "같은 성능, 훨씬 적은 메모리"
코스피 4000의 아이러니
바로 이 시점에 한국 증시는 4000선 돌파했습니다. 그런데 데이터를 보면 기묘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 2024년 4분기: 영업이익 2.9조원
• 2025년 1분기: 영업이익 1.1조원 (-62%)
• 2025년 2분기: 영업이익 0.4조원 (-86%)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 +90% 상승 🤔
출처: 삼성전자 공식 실적 발표 (2024 Q4, 2025 Q1, Q2)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의 재고 자산 평가 충당금과 비메모리 사업의 대중 제재 영향에 따른 재고 충당 발생"으로 DS부문 영업이익 급감을 설명
실적은 폭락하는데 주가는 폭등. 이게 바로 "기대감과 현실의 괴리"입니다. 시장은 삼성이 곧 HBM 경쟁력을 회복할 것이라 믿었지만, AI의 진화 방향은 달랐던 거죠.
| 분기 | 매출(조원) | 영업이익(조원) | 영업이익률 |
|---|---|---|---|
| 2025년 1분기 | 17.6 | 7.4 | 42% |
| 2025년 2분기 | 22.2 | 9.2 | 41% |
출처: SK하이닉스 공식 실적 발표 (2025 Q1, Q2)
이 글은 AI 기술 관찰자의 관점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다음 섹션에서는 금융·경제학의 시각에서 다른 해석이 가능함을 보여드립니다. 두 관점 모두 참고하시되, 투자 결정은 신중하게 하시기 바랍니다.
🎓 다른 관점에서 보기: 금융·경제학의 해석
앞서 제시한 "실적 하락 vs 주가 상승"의 아이러니는 기술 전문가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하지만 금융 시장에는 다른 논리가 작동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학계와 업계에서 널리 인정받는 이론들을 소개합니다.
📚 이 섹션에서 다룰 5가지 관점 (3분 요약)
- 효율적 시장: 시장은 우리가 모르는 정보를 알고 있을 수 있다
- 미래 중심 평가: 주가는 지금이 아닌 2-3년 후를 본다
- 보이지 않는 가치: 숫자로 표현 안 되는 가치가 있다
- 우리의 편견: 분석가도 착각할 수 있다
- 더 큰 그림: 환율, 금리 등 다른 요인들
1️⃣ 효율적 시장 가설: 시장이 항상 옳을까?
노벨상 수상자 Eugene Fama가 제안한 이론으로, "주식 가격은 이미 모든 공개 정보를 반영한다"는 개념입니다. 쉽게 말해, 뉴스를 보고 주식을 사기엔 이미 늦었다는 뜻이죠. 수십 년간 실증 연구로 검증되어 왔습니다.
만약 "삼성전자 실적 나쁜데 주가가 높다"는 것이 정말 괴리라면:
• 똑똑한 투자자들이 곧바로 주식을 팔 것
• 가격이 조정될 것
• 하지만 주가가 계속 오른다면?
→ 시장이 우리가 보지 못하는 정보를 알고 있을 가능성
물론 이 이론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2008 금융위기처럼 시장이 틀릴 때도 있죠.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이 개인보다 정확한 경우가 많습니다.
2️⃣ 주가는 미래를 본다 (Forward-Looking Valuation)
주식 가격은 "지금 회사가 얼마나 버는가"보다 "앞으로 얼마나 벌 것인가"를 반영합니다. 이는 금융학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입니다. DCF(Discounted Cash Flow) 같은 모든 가치평가 방법이 이 원리에 기반합니다.
• 2025년 실적은 일시적 조정
• 2026-2027년 HBM 시장 회복 예상
• OpenAI 계약으로 미래 매출 확실성 증가
• 대규모 R&D 투자는 미래를 위한 씨앗
• 미래 회복이 확실한가?
• AI 효율화 트렌드는?
• 경쟁사 격차는?
• 기술 변화 리스크는?
Tesla는 2019-2020년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주가가 10배 상승했습니다.
당시 비판: "적자인데 주가는 왜 오르나?"
시장의 판단: "미래 전기차 시장 지배력을 미리 반영"
결과: 2021년부터 흑자 전환, 시장이 옳았음
물론 Tesla처럼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실적 나쁨 = 주가 하락"이 항상 성립하지는 않는다는 점은 기억할 만합니다.
3️⃣ 숫자로 보이지 않는 가치 (Real Options Theory)
기업의 진짜 가치 = 현재 사업 가치 + 미래 기회 가치
예: 삼성전자가 HBM에서 지금 뒤처져도, 막대한 R&D 투자와 생산 능력은 "언제든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이것이 바로 옵션 가치입니다. 마치 복권처럼, 당첨 안 될 수도 있지만 가능성 자체에 가치가 있는 거죠.
PER(주가수익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같은 전통적 지표는 제조업에는 적합하지만, 기술 기업의 숨겨진 가치를 놓칩니다.
삼성전자가 가진 보이지 않는 자산:
• 세계적 브랜드 파워
• 파운드리+메모리 통합 솔루션 가능성
• 한 번 들어가면 나가기 어려운 NVIDIA 공급망
• 시장 점유율 1-2위의 협상력
McKinsey 연구에 따르면, 기술 기업 가치의 60-70%는 전통적 재무제표로 설명할 수 없다고 합니다.
4️⃣ 우리 자신의 착각 조심하기 (행동경제학)
노벨상 수상자 Daniel Kahneman이 연구한 분야로, "사람은 항상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밝힌 학문입니다. 투자자뿐 아니라 분석가도 체계적 오류를 범합니다.
1. 확증 편향 (Confirmation Bias)
• AI 효율화 사례는 강조하고
• 수요 확대 신호는 무시하는 경향
• 예: OpenAI $500억 투자, MS/Google 데이터센터 확장
2. 최근성 편향 (Recency Bias)
• 최근 2분기 데이터에 과도한 의미 부여
• 반도체는 원래 변동성이 큰 산업
• 장기 트렌드를 단기 데이터로 판단하는 위험
3. 서사 오류 (Narrative Fallacy)
• "AI 1.0 → AI 2.0"는 깔끔한 스토리
• 하지만 현실은 훨씬 복잡
• 다양한 AI 모델이 공존하며 각기 다른 요구사항
5️⃣ 더 큰 그림 보기 (거시경제 요인)
개별 기업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큰 경제 흐름입니다. 환율, 금리, 시장 심리 등이 여기 포함됩니다.
① 원화 약세 효과
• 수출 기업은 원화 약세 시 유리
• 같은 달러 매출도 원화로 환산하면 증가
• 외국인 투자자는 환차익까지 고려
② 글로벌 금리 인하 사이클
• 금리 하락 → 미래 수익의 현재 가치 상승
• 성장주에 특히 유리한 환경
• 2024-2025년 미 연준의 정책 전환
③ Korea Discount 해소
• FT가 강조한 지배구조 개선
• PBR 1 미만 → 정상화만으로도 30-50% 상승 가능
• 실적과 무관한 순수 밸류에이션 재평가
Morgan Stanley 분석: 코스피 상승의 40%는 거시경제, 35%는 밸류에이션 재평가, 25%만 실적 기대
💭 정리하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 AI 트렌드 변화를 조기 포착
• 효율화 움직임에 대한 경고
• 장기 기술 변화 리스크 지적
• 기술 전문가다운 통찰
• 시장은 다른 정보를 볼 수 있음
• 단기 실적 ≠ 장기 가치
• 거시경제 요인 고려 필요
• 밸류에이션 재평가도 중요
당신의 투자 스타일은?
단기 트레이더 (3-6개월)
→ AI 기술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세요
→ 변동성이 클 수 있으니 리스크 관리 필수
중기 투자자 (1-2년)
→ 두 관점을 모두 고려하며 분기별 실적 추이 관찰
→ 기술 전환과 펀더멘털 회복 여부가 핵심
장기 투자자 (3년+)
→ 밸류에이션 재평가와 구조적 성장에 집중
→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지 말고 큰 그림 보기
⚠️ 중요: 이는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두 관점을 참고하되, 최종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 3부: AI 관찰자가 본 3가지 미래 시나리오
이제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AI는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까요? 그리고 그것은 한국 반도체에게 무엇을 의미할까요?
핵심 논리: 모델당 메모리 소비는 줄어도, AI 사용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 AI 에이전트 시대: 모든 앱에 AI 에이전트가 탑재되면서 총 수요는 오히려 증가
- 엣지 AI 확산: 스마트폰, 자동차, IoT 기기마다 AI 칩 탑재 → 메모리 수요 다변화
- 멀티모달 진화: 비디오, 3D, 실시간 음성 등 무거운 AI 작업은 여전히 HBM 필요
→ HBM 시장 연평균 30-40% 성장 지속 (2027년까지)
핵심 논리: 효율화와 수요 증가가 균형을 이룬다.
- 모델당 소비 감소: 같은 성능을 내는데 필요한 메모리가 계속 줄어듦
- BUT 사용량 증가: AI가 저렴해지면서 더 많이 사용됨 (제본스 역설)
- 시장 구조 변화: 초고성능 HBM보다 중저가 메모리 수요 증가
→ HBM 시장 성장세 둔화, 연 10-15% 완만한 성장
핵심 논리: 아키텍처 자체가 바뀌면서 기존 메모리의 중요성 감소
- 뉴로모픽 칩: 뇌 구조를 모방한 칩은 기존 메모리 아키텍처를 필요로 하지 않음
- 광컴퓨팅: 빛을 이용한 연산으로 메모리 병목 해소
- 인메모리 컴퓨팅: 연산과 저장이 통합되면서 HBM 같은 외부 메모리 필요성 감소
→ 2030년 이후 메모리 중심 아키텍처의 근본적 변화 가능
🎯 에필로그: 불확실성 속에서 현명하게 대응하기
이 글은 특정 투자 방향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대신 AI 기술 관점과 금융 시장 관점이라는 두 가지 다른 렌즈를 제공합니다. 독자 여러분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
AI를 오래 지켜본 사람으로서, 한 가지는 말할 수 있습니다: AI는 우리 예상보다 빠르게 변합니다. 하지만 그 변화가 정확히 어떤 방향일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단기 관점 (3-6개월)
고려할 점들:
• 코스피 4000은 빠른 상승 후 조정 가능성이 있을 수 있음
• 변동성이 클 수 있으니 리스크 관리가 중요
• 삼성전자의 분기별 실적 발표를 주시할 필요
• 단기 투자는 고위험이므로 신중한 접근 필요
중기 관점 (1-2년)
관찰할 요소들:
• AI 2.0 트렌드가 실제로 메모리 수요에 미치는 영향
• 삼성전자의 HBM 경쟁력 회복 여부
• SK하이닉스의 생산 능력 확장 진행 상황
• 지배구조 개선 정책의 실질적 효과
장기 관점 (3-5년)
생각해볼 질문들:
• AI가 정말 구조적 성장 동력일까?
• 아키텍처 변화(뉴로모픽, 광컴퓨팅)가 언제 올까?
• 한국 반도체가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충분한가?
마지막으로
"시장은 때로 비합리적이지만,
우리의 이해가 불완전할 수도 있습니다."
코스피 4000은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그것은 AI라는 거대한 변화, 한국 경제의 구조적 전환, 그리고 글로벌 자본의 재평가가 교차하는 지점입니다.
AI 기술의 진화 방향도, 시장의 판단도 모두 불확실합니다. 중요한 것은 한 가지 관점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시각을 열린 마음으로 검토하는 것입니다.
이 글이 여러분의 사고 과정에 하나의 참고 자료가 되길 바랍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투자 결정은 온전히 여러분의 판단과 책임입니다.
📝 작성자 노트: 이 글은 공개된 재무 데이터, Financial Times 보도(2025년 10월 28일 기준), 그리고 산업 보고서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투자 조언이 아닌 분석 자료로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AI 산업은 빠르게 변화하므로, 항상 최신 정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주요 출처:
• Financial Times: "What is driving the world's best-performing stock market?" (2025.10.28)
• 삼성전자 공식 실적 발표 자료 (2024Q4-2025Q2)
• SK하이닉스 공식 실적 발표 자료 (2025Q1-Q2)
• CLSA, Robeco, GAM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 분석 리포트
📊 핵심 데이터 출처:
• 삼성전자 DS부문 실적: Samsung Global Newsroom 공식 발표
• SK하이닉스 실적: SK hynix Newsroom 공식 발표
• 코스피 및 S&P 500 데이터: Financial Times, Bloom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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